LG U+tv G, 국내 최초로 도입된 구글TV 맛보기


성남 케이블 방송 사업자인 아름방송은 SBS와의 분쟁으로 SBS ESPN을 송출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근 1년동안 일주일마다 열리는 잉글랜드 축구를 TV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잘 해결될거라는 희망으로  오랜 시간을 다음 스포츠 생중계와 함께하며 인고의 나날을 보냈지만 끝끝내 그들은 저의 바램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절이 싫어 떠나는 중의 심정으로 TV 사업자를 바꾸기로 결심했습니다. 

그간 LG U+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다른 업체로 바꿔볼 마음에 SK나 KT를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번번히 SBS ESPN은 기본 채널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고, 보고 싶으면 추가로 3,000여원을 납부해야 했습니다. 결국 돌아 돌아 다시 LG 쪽에 문의를 해보니 이번에 국내 최초로 구글TV 기술을 도입한 TV 서비스를 한다고 그럽니다. 사실 평소에 TV를 즐기지 않는 저로선 시큰둥하게 물었습니다. 거, SBS ESPN은 나옵니까? 고맙게도 추가금 없이 볼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즉시 수락했습니다.. 

설치를 완료했습니다. 제대로 확인해보니 이름도 무척 괴팍합니다. LG U+ tv G 라니! LG가 아무리 마케팅에 서툴다지만 이건 좀 심합니다. LG는 회사 이름이고 U+는 인터넷 통합 브랜드 이름이고, tv는 말 그대로 텔레비전이고 구글TV를 표방하기 위해 G를 붙였어요. 라고 하기엔 너무 1차원적이고 부르기는 복잡하고 이해하기도 어렵습니다. 엘쥐유플러스티비쥐 입니다. 이상하잖아! 

친절한 기사님은 와이파이 위치 바꾸기, 랜선 천장 돌려치기, 싸제 무선 공유기 설정해주기 등등 장장 2시간에 걸쳐 각고의 노력으로 설치를 마쳐주셨습니다. 해피콜 오면 극진히 칭찬해드리려고 했는데 감감 무소식이네요. 이후, 첫 실행... 그리고 즉시 깨달았습니다. 나의 생애 첫 안드로이드 기기는 어이없게도 티비가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지원하는 채널은 119개에 HD 채널 78개로 다른 통신사의 TV 서비스와 대동소이 한 편입니다. VOD 시스템도 적절히 지원하는 듯 한데 아직 서비스 초기라서 그런지 무료로 제공하는 채널이 많아 보입니다. 제 경우 아이들이 좋아하는 어린이 채널이 많은 점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티비를 보면서 그 채널의 시청자들끼리 글을 남겨 이야기를 공유 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티비 시청을 낙으로 삼는 사람들이라면 이제 더 이상 소파 위에서 고독한 삶을 보내지 않고, 티비 마니아들끼리 더불어 사는 삶을 살 수 있을거란 생각입니다.

실시간 TV와 VOD를 제외하면 사실상 남는 것은 안드로이드 기반 시스템입니다. 매체가 텔레비전이다 보니 유튜브가 전면에 나와있는 것도 눈에 띕니다. 아마도 안드로이드 기반의 게임도 다운로드 받아서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결정적인 장점은 바로 웹 브라우징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웹 서비스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모든 컴퓨팅 시스템은 재편되고 있습니다. 빠른 네트워크 속도는 하드 디스크와 같은 스토리지 장치를 내 컴퓨터에 둘 필요가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요즘 각광을 받는 클라우드 시스템이죠. 웹 서비스와 클라우드 시스템의 융합은 웹 브라우저 하나로 기존의 컴퓨팅 업무를 가능하게 해주었습니다. 이런 시도는 크롬북이라는 것도 만들어내었구요. 구글에서 만든 랩탑인 크롬북은 노트북의 전원을 켜면 크롬 브라우저가 실행될 뿐입니다. 기존처럼 운영체제 위에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파일을 저장하는 등이 복잡한 절차가 의미 없다고 보는 것이죠. 그런데 지금 이 tvG는 사실 크롬북과 다를게 별로 없습니다. 

이쯤되면 궁금해지는 것은 콘트롤러입니다. 웹 네비게이션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키보드와 마우스입니다. 제공되는 리모콘은 다른 티비 서비스와 별반 다를 것 없이 평범해보입니다. 하지만 뒤로 돌려보면 컴퓨팅을 위한 미니 키보드가 구현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반 키와 Shift, Fn키의 조합으로 대, 소문자와 특수 기호를 구분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마우스 버튼과 터치 패드를 구현해두었다는 점입니다. 우측에는 엄지손가락으로 조작 할 수 있는 앙증맞은 미니 터치패드가 있습니다. 터치 패드는 버튼 클릭 기능 없이 포인터 위치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것과 함께 쓰는 버튼은 맨 왼쪽의 마우스 그림이 그려진 클릭 버튼입니다. 조작감은 나쁘지 않습니다. 익숙하지 않아서 정확한 타겟팅은 아직 어려웠지만 이 조그만 입력 기기로 이 정도의 조작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은 꽤 놀라웠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웹 페이지로 이동하기 위해 주소창에 URL을 입력할 때 자주 사용하는 . 기호를 매번 Fn 버튼과의 조합으로 입력해야 한다는 정도였습니다. 

티비라는 가전 기기에 웹 브라우징이라는 기능을 장착한 것은 큰 장점이지만, 이에 비해 무시 못할 단점은 바로 성능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자세한 하드웨어 사양은 확인할 수 없었으나 몸으로 느끼는 체감 속도는 구현에 필요한 최소 사양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메뉴를 이동하여 화면을 전환 할 때 2~3초씩 걸리는 문제는 매우 스트레스풀합니다. 안락하고 편리함이 최우선이 되어야 하는 티비가 느려 터져서 스트레스만 더 받게 만든다면 매우 큰 단점으로 작용 할 것입니다.

정리하면,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LG U+ tv G는 홈 컴퓨팅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생각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최초의 시도는 성글지 못하여 여러면에서 부족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가치가 충분합니다. 이번만큼은 동네 북 LG가 안주하지 말고 유저의 불만에 적절히 대처하여 모두에게 인정받는 서비스로 키워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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